버스업체 재정지원 줄이기 위해 굴곡-장거리 노선 대폭 조정 계획 배차간격도 늘려 인건비 상승 억제
인천 미추홀구 경인전철 주안역 앞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 7월 시내버스 198개 노선을 개편하기로 했다. 김영국 채널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9일 시에 따르면 인천의 시내버스 승객은 2016년 7월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버스 승객이 2016년 연간(누적) 3억 명 수준이었지만 2018년 2억7000여 명으로 2년 사이 10%나 줄었다.
이로 인해 시가 버스업체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지원 예산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5년 571억 원, 2016년 595억 원, 2017년 904억 원, 2018년 1079억 원에 이어 올해는 1271억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승객이 계속 감소하고 버스운전사 임금이 인상된다면 준공영제 지원 예산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선 굴곡 노선과 장거리 노선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 지역 간 중·장거리 통행 수요를 처리할 목적으로 운행하는 간선(幹線) 버스 위주의 노선 운영에서 벗어나 지선(支線) 버스를 늘릴 계획이다. 지하철이나 의료기관, 학교, 대규모 상권 등을 오가는 노선이 확충된다. 이 밖에 지하철 운행으로 버스 승객이 감소한 노선의 버스도 조정한다.
버스운전사들의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교통 혼잡 시간이 아닐 경우에는 배차 간격을 늘려 인건비 상승 요인을 억제할 계획이다. 버스 공영차고지는 현재 4곳에서 2021년 6곳, 2026년 14곳으로 확대한다. 차고지가 늘어나면 연료 낭비와 배차 시간 증가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선별 기점과 종점 지역에는 회차 장소를 늘리고 운전사들의 편의시설도 확보하기로 했다. 시는 노선이 개편되고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버스 승객이 연간 14% 늘어나고 준공영제 지원 예산은 500억 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시는 2015년 옛 인천발전연구원에 ‘시내버스 노선체계 개편 연구용역’을 의뢰해 이듬해 7월 노선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중복되거나 굴곡이 많은 구간의 노선 조정과 지하철 연계 노선 확충을 위해서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