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시경체로 SNS 메시지 광화문광장서 573돌 한글날 경축식 李총리 “한글로 온겨레 한덩이 돼야… 남북 ‘겨레말 큰사전’ 마음 모으길”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573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운데)가 태극기를 손에 들고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이 총리는 축사에서 “온 겨레가 한글로 한 덩이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 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73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주시경 선생은 말을 통해 사람들이 한 덩이가 되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나라를 이룬다고 말했다. 주 선생의 말씀을 새기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글 관련 단체 관계자, 주한 외교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 발전 유공자 포상, 축하공연 등 다양한 행사로 진행됐다.
이 총리는 “조국 분단 70년은 남북의 말까지 다르게 만들고 있다. ‘겨레말 큰사전’을 남북이 함께 편찬하기로 2005년에 합의했지만,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며 “겨레말 큰사전 공동 편찬을 위해 남북이 다시 마음을 모으기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또 “오늘날 대한민국이 매우 높은 문자 해독률과 교육 수준을 자랑하는 것은 쉬운 한글과 뜨거운 교육열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우리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도 컴퓨터에 적합한 한글의 과학적 구조가 기여했다”고 한글의 우수성도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시경 선생의 글꼴인 ‘주시경체’로 올린 메시지를 통해 “573년 전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켜낸 독립운동가들의 민족정신을 되새긴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강점기에는 한글을 지키는 것이 곧 독립운동이었다”며 “우리글을 쓰고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삼천리강산을 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을 깨친 힘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었다”며 “국어학자들이 목숨으로 지킨 한글이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마중물이 됐다”고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