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키움에 먼저 2패 뒤 첫승 1, 2차전 좌절했던 마무리 고우석, 9회 1사 2, 3루 위기 딛고 포효 진해수, 승부처 7회 잘 막고 승리투… 부상 회복 오지환, 결승 희생타 페게로도 침묵 깨고 135m 솔로포… 정주현은 1타점-결승득점 ‘MVP’
“마음 고생 끝” LG 고우석이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이 4-2로 앞선 9회초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낸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고우석은 이날 세이브를 기록하며 6일 고척돔에서 열린 1차전에서 9회말 등판하자마자 박병호에게 초구 홈런을 맞으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아픔을 씻어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이날도 시작은 불안했다. 키움 첫 타자 김하성을 볼넷으로, 다음 타자 송성문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이지영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앞선 두 차례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정규시즌에서 35세이브를 올렸던 고우석은 6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7일 2차전에서도 9회말 1점 차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팀의 끝내기 패배 단초를 제공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고우석과 LG의 편이었다. 빨랫줄처럼 날아간 타구는 중견수 이천웅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3루 주자 김하성이 리터치로 홈에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강한 타구였다. 공이 조금만 옆으로 날아갔어도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동점이 될 뻔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LG가 천신만고 끝에 키움을 꺾고 기사회생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초반 0-2 열세를 딛고 4-2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 2패로 만들었다.
경기 후 고우석은 “내가 감독이었으면 그런 상황에서 나를 등판시키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님이 변함없이 믿어주신 덕분에 큰 불안감 없이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를 따라가는 과정도 좋았다. 0-2로 뒤진 2회 정주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4회에는 채은성이 동점 솔로 홈런을 쳤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정주현은 우익수 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뒤 샌즈의 실책 때 3루까지 내달렸다. 결승 득점 등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정주현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4차전은 10일 오후 6시 반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키움은 최원태, LG는 임찬규를 각각 선발 예고했다.
▼ 채은성-페게로 홈런 못 막아 아쉬움 ▼
▽장정석 키움 감독=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는 홈런이 경기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 점에서 채은성과 페게로의 홈런을 막지 못한 게 아쉽다. 선발 이승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좋은 공을 던져줬다. 7회 마무리 투수 오주원을 투입한 것은 승부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막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 4차전 차우찬-윌슨 등 투수 총동원 ▼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