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일 창작발레 ‘심청’ 함께 공연하는 강미선-콘스탄틴 부부 남녀 사랑과는 다른 특별한 감동… 심신의 부담 서로에 의지해 극복
강미선(왼쪽),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부부는 “같이 식사하다가 은퇴 얘기가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 답을 딱히 정하지 않았기에 매번 모든 작품에서 200% 이상 힘을 쏟는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직장 동료가 배우자라 좋은 점은 24시간 함께하며 최고의 호흡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 물론 나쁜 점도 없지 않겠지만. 집, 연습실, 무대를 오가며 12년째 발레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 온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강미선(36),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4) 부부가 3년 만에 창작발레 ‘심청’으로 돌아왔다.
최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만난 이들은 “리프팅 동작만큼은 발레단에 와서 할 수밖에 없겠더라. 배우자와 안무 연습을 원 없이 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웃었다.
처음 ‘심청’으로 두 사람이 무대에 설 때 강미선에게는 별도 과제가 있었다. ‘심청전’의 장면별 상세한 의미를 러시아 태생인 남편에게 잘 설명해 이해시켜야 했다.
‘심청’의 2막 용궁에서 심청 역의 강미선(오른쪽)과 용왕 역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만나는 장면.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노보셀로프는 “의미를 다 알진 못했어도 감동적 서사라는 건 충분히 느꼈다. 보통 남녀의 사랑을 말하는 발레와 달리 심청은 특별하다”고 했다.
공연을 앞두고 심적, 체력적 부담이 큰 두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뭣보다 서로의 존재다. 강미선은 “힘들어도 남편에게 의지하면 다시 에너지가 생긴다”고 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없을까. 강미선은 “연습 때 지적을 하면 남편은 ‘잔소리’로 듣는 것 같다. 더 젠틀해졌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반면 노보셀로프는 묘하게 웃으며 완벽한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아쉬운 건 절대 없어요. 제 아내는 모든 게 완벽해요.”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