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과 황의조가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 15일 평양에서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 News1
그저 ‘유럽파’ ‘해외파’가 많아서는 아니다. 이젠 소속팀 란에 유럽의 클럽이 적혀 있는 게 그리 놀랍지는 않다. 해외파 비율이 현 수준이었던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잘 뛰는 유럽파’가 많았던 적은 기억에 없다.
일각에서는 ‘역대급 공격카드들’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때문에 벤투 감독의 선택에 시선이 향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우선 관심은 ‘조합’이다. 토트넘(잉글랜드)의 에이스급으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을 포함해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황희찬 그리고 발렌시아(스페인)에서의 치열한 주전경쟁을 조금씩 이겨내고 있는 이강인 등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선수만 셋이다. 이중 황희찬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3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한 반 다이크 앞에서 터뜨린 골은 백미였고 경기 후 리버풀 클롭 감독은 황희찬을 직접 찾아 ‘머신!’이라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황희찬은 올 시즌 각종 대회를 통틀어 무려 7골10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 황희찬이지만 벤투호에서의 입지는 그리 단단한 편이 아니다. 자타공인 한국 축구의 간판인 손흥민이 중심이고 듬직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뿌리를 내린 황의조(보르도)의 자리도 공고하다. 때문에 지난달 조지아와의 평가전 때 깜짝 윙백으로 변신한 것을 포함, 황희찬은 주로 측면에서 활약했다.
황희찬을 비롯한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 15일 평양에서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 News1
여기에 벤투의 총애를 받고 있는 팔방미인 황인범(벤쿠버 화이트캡스)과 좁은 공간에서의 움직임이 좋은 나상호(FC도쿄)가 있고 2선 위에서는 측면과 중앙 나아가 전방 배치를 가리지 않는 권창훈(프라이부르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을 빼놓을 수 없다.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는 없다.
벤치에 앉혀두기는 아까운 자원들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조합’이 잘못되면 ‘1+1=2’가 아니라 ‘1+1=1’ 혹은 ‘1+1=0’이 될 수도 있는 게 단체 스포츠다. 이 구슬들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벤투의 정확한 판단이 필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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