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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조직 배양해 맞춤형 항암제 길 열었다

입력 | 2019-10-11 03:00:00

서울아산병원 장세진 교수팀… 암세포만 분리 오가노이드 첫 개발




서울아산병원 병리학과 장세진 교수, 김민서 박사 연구팀이 폐암 환자의 암 조직을 체외에서 배양해 똑같이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환자의 암 조직 특성에 따라 가장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는 높은 항암제를 찾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근호에 ‘주목할 만한 연구’로 선정돼 발표됐다.

장 교수 연구팀은 환자의 폐암세포 특징을 그대로 복제한 오가노이드(organoid) 배양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암 오가노이드는 암 조직을 소량 채취해 시험관에서 3차원으로 배양한 일종의 유사 장기(臟器)다.

폐암 오가노이드 개발은 한 차례 보고된 적은 있지만 정상세포는 억제하고 폐암세포만 키워 암 조직을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다. 암세포만 분리해서 배양하면 항암치료 효과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폐암은 환자마다 암세포의 특성이 다양해 맞춤형 항암제를 처방하는 것이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동물이나 세포실험 같은 기존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다양한 항암제를 테스트한 뒤 최적의 항암 치료법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2015년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대장암 오가노이드가 개발된 이래 의료 선진국들은 오가노이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폐암 오가노이드를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인 대장암 위암 간암의 오가노이드도 개발해 더 많은 환자가 최적의 항암제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