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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몰수한 北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과거 한국 배”

입력 | 2019-10-11 03:00:00

VOA “4년전까지 한국업체 소유… 소유권 北으로 바로 넘어갔을수도”




미국의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 압류, 매각된 북한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직전 소유주가 한국 기업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법무부 제공

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했다 매각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과거 한국 선박이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VOA는 국제해사기구(IMO)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배가 2004년 10월∼2015년 2월 ‘에니(Eny)’란 이름의 한국 선박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소유주가 산업은행(KDB) 캐피털, 명산해운, J시핑 등으로 표기된 몇몇 서류가 있지만 정확한 소유주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1989년 7월 파나마 소속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이후 필리핀 등을 거쳐 한국 선박이 됐고 2015년 2월 선박 등록지가 캄보디아로 바뀌었다. 이때 배 이름도 ‘에니’에서 ‘송이’로 바뀌었다. 같은 해 8월 다시 이름을 ‘와이즈 어니스트’로 바꿨다.

VOA는 2016년 11월 북한 선박으로 등록된 이 배의 소유주가 북한의 송이해운회사임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북한으로 곧바로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이해운회사는 미국의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재했다. 제재 이전에 매각된 배라 해도 한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미 유엔 제재를 받은 북한 기관 및 인물과 연계됐다면 문제 될 소지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7월 뉴욕타임스(NYT)가 미 고등국방연구센터(CADS)를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타는 벤츠 등 최고급 승용차의 북한 반입 과정을 보도했을 때도 일부 한국 회사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