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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굽고 끓이고 튀기고… 고기맛에 빠진 한국

입력 | 2019-10-12 03:00:00

◇고기의 인문학/정혜경 지음/336쪽·1만7000원·따비




‘언제 소고기 한번 사주세요!’ ‘오늘 우리 고기 먹어요?’

한국인에게 고기는 특별한 식재료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뿐 아니다. 닭튀김과 맥주라는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조합, ‘치맥’은 음식 한류를 이루는 모양새다.

저자는 닭찜부터 개장국까지, 우리 귀나 입에 익숙한 고금의 고기 문화를 풀어낸다. 음식 문화의 비밀에 관한 통찰을 다룬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의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그 무대를 가장 친숙한 한반도로 옮겨온 듯하다.

울산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에는 선사인들이 그린 육해공의 고기가 그려져 있다.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소를 신성시하듯, 우리 불교문화가 고기를 금한 배경에는 그만큼 고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흥미진진한 한국 음식 역사 탐험이 시작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