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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민정관계자, 윤총경에 “檢과 대립구도 만들어야”

입력 | 2019-10-12 03:00:00

경찰, 3월 텔레그램 메시지 복원
‘동영상 김학의 식별’ 기사 보내며 윤총경 “이 정도면 되겠죠” 메시지
민정실 A씨 “더 세게 했어야” 답변… 檢, 경찰의 버닝썬 부실수사 조사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가 올해 3월 14일 윤규근 총경(49·수감 중)에게 “검찰과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 만들었어야 하는데”라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11일 확인됐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윤 총경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면서 윤 총경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복원한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첫 경찰 조사를 하루 앞둔 3월 14일 민정수석실 A 씨에게 기사 링크를 보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같은 날 국회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58·수감 중)가 찍은 별장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수감 중)인지에 대해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 많은 문제 제기를 했지만 명확히 해소가 안 됐다”고 발언한 내용이다. 윤 총경은 기사 링크 뒤에 “이 정도면 되겠죠”라는 메시지를 추가했다.

A 씨는 “더 세게 했어야 했다”면서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 만들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총경은 사흘 전인 3월 11일에는 A 씨에게 “청와대 근처에서 보자”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실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문자메시지가 오간 뒤인 3월 18일 윤 총경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고, 3월 25일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 전 차관 재수사 권고로 검찰은 김 전 차관 관련 수사단을 구성했다. 버닝썬과 경찰 유착에 쏠려있던 사회적 관심이 김 전 차관 사건으로 분산된 것이다. 본보는 해명을 듣기 위해 청와대에 근무 중인 A 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응답을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윤 총경을 이르면 12일 불러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이유와 경찰의 버닝썬 부실 수사 배경 등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대규모 수사팀을 투입하고도 윤 총경을 직권남용 혐의로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최근 윤 총경의 알선수재 혐의 등을 밝혀내 구속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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