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에티오피아 총리 취임 석달만에 에리트레아와 20년 전쟁 종식 아프리카 최초 남녀 동수 내각 구성, 100만 난민에게도 포용정책 펼쳐
지난해 7월 15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앞줄 오른쪽)가 아페웨르키 이사이아스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손을 붙잡고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 1998년부터 20년간 전쟁을 벌여온 두 나라는 당시 종전을 선언했고 두 달 후 평화협정도 체결했다. 아디스아바바=AP 뉴시스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그는 화해, 연대, 사회 정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아비 총리도 “매우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이 상은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 전체에 주는 상”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에티오피아는 나이지리아에 이은 아프리카 2위 인구 대국(약 1억 명)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자국 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아비마니아(Aby+mania)’로 부른다. 전쟁 종식 외에도 아프리카 최초의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키고 종교·종족 분쟁이 심각한 에티오피아의 사회 통합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는 100만 명의 자국 내 난민에게도 포용적인 정책을 펼쳤고 수단 분쟁도 중재했다. 과거 정권의 정치범들을 대거 석방했고 고문 관행도 비판했다. CNN 등 서구 언론이 오래전부터 그를 유력한 평화상 후보로 꼽은 이유다. 올해 4월 유네스코 평화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에티오피아는 1952년 에리트레아를 병합했다. 42년의 분쟁 끝에 1993년 에리트레아가 독립했지만 갈등은 여전했다. 결국 1998년부터 20년간 전쟁이 벌어져 7만 명 이상이 숨졌다. 에티오피아는 또 다른 이웃 나라 소말리아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소말리아는 소말리족이 주로 살고 있는 오가덴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1977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했다.
그는 1976년 무슬림인 오로모족 아버지와 정교회 신자였다 무슬림으로 개종한 암하라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엔 평화유지군, 사업가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고 지난해 42세 나이로 최고 권좌에 올랐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