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원 넘어… 계좌도 34만개 늘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풍선효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되면서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대출이 2년 동안 9조 원 이상 늘어났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0조1000억 원(407만 계좌)으로 2017년 6월에 비해 9조100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 통장 계좌 수는 373만 개에서 407만 개로 34만 개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은 신용등급과 거래실적 등으로 정해진 대출한도 범위 안에서 필요할 때마다 돈을 빌려 쓰는 방식의 신용대출 상품이다. 대출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성 때문에 일반 신용대출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편이다.
김 의원실 측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사람들이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6월만 해도 각각 70%와 60%였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지역에 차이는 있지만 올 6월 기준 40%대로 떨어졌다.
마이너스통장 규모가 커지면서 신용대출 연체자도 늘고 있다. 올 6월 기준 신용대출 연체잔액은 6951억 원으로 2년 전인 2017년 6월(5870억 원)보다 1081억 원 늘었다. 2015년 6월부터 2년 동안 신용대출 연체잔액은 1120억 원 감소세를 보였지만 마이너스 통장 이용이 늘면서 연체가 늘어난 것으로 김 의원실은 보고 있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