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로마시대에는 거위를 살찌우기 위해 무화과를 먹이고 푸아그라를 즐겼다. 또한 로마 제정을 연 아우구스투스가 독약을 주입한 무화과를 먹고 죽었다는 루머설도 있다. 티베리우스를 황제로 만들기 위한 아내 리비아의 계략이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진 과일이다.
무화과는 다른 과일과 달리 수확 후 숙성 또는 저장이 힘들어 되도록 빨리 판매하고 먹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생산량의 90%가 마른 상태, 쿠키, 잼으로 가공 유통되며 터키는 세계 무화과 생산의 70%를 차지한다.
암나무를 선택한 벌은 죽어 몸을 영양분으로 만드는 단백질로 분해하기 위해 피신이라는 효소를 사용하고 꽃은 나중에 열매로 크게 자란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무화과 벌을 먹고 있는 셈이다. 꽃은 씨앗을 만들고 각각의 무화과 씨앗은 씹을 때 바삭바삭한 알갱이가 고소하게 느껴지며 적게는 수백에서 수천까지 품고 있다. 무화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종류를 진짜 무화과라 부른다.
이 복잡한 문제를 피해 진화한 브라운 터키, 블랙미션, 카도타 종은 자가수분이 가능하며 가지치기로 쉽게 번식도 가능하여 농부들이 선호하는 품종이다. 굳이 암, 수나무가 필요치 않아 훨씬 생산적이다. 무화과의 씨가 없어 쉽게 구분되며 요즘 생으로 유통되는 대부분의 무화과가 이 종류이다. 무화과가 간직한 신비하고 오랜 역사는 우리가 지구에 최근 도착한 종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과학자들은 우림 재생을 위해 무화과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놀라운 과일을 먹으면서 우리도 깊이 생각해 볼 일인 것 같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