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1단계 합의로 급한 불 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미중 양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피하는 ‘미니 딜’을 이끌어냈다. 워싱턴=AP 뉴시스
○ 트럼프 “가장 위대한 합의”
미국은 이번 합의에 따라 15일부터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부들을 위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합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 대신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어치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이번 협상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을 피하고 2단계, 3단계 합의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성과로 평가된다. 양측이 무역전쟁 종식보다 확전을 피하는 ‘미니 딜’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시행 중인 관세 조치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실물경제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다만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경제 투자 심리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WSJ는 “중국은 무역 갈등 초기에는 서둘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중국 관리들은 갈등을 오래 끌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는 데 주력하는 식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경제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못할 것을 간파했다며 “시간은 중국 편”이라고 평가했다.
○ 한국 정부는 ‘신중론’
트럼프 대통령이 “농민들이 땅을 더 사고 더 큰 트랙터를 사야 할 것”이라며 자찬했지만 중국 측은 구체적인 농산물 구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후속 협상에서 이견이 불거질 수 있다.
중국 최대 정보통신회사인 화웨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는 2단계 합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주 미국 재무부가 내놓을 환율보고서에 중국을 환율 조작국에서 해제할 것인지가 1단계 합의 이후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