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물 앞 두손 모은채 고개 숙여 “800만명 한국인 피해자에 사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손을 모아 애도하고 있다. 일제의 강제동원 실상을 알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2015년 문을 연 이 역사관에 하토야마 전 총리가 일본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방문했다. 부산=뉴시스
“일본인들이 이곳을 방문해 겸허하게 역사적 진실을 직시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12월 강제 징용의 참상을 기록하려고 개관한 이 역사관을 일본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찾았다.
그는 “당시 약 2000만 명이던 조선인 가운데 800만 명이 군인과 군속, 혹은 노동자로 강제 동원되고 목숨까지 잃게 만든 사실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며 “일본인들은 이처럼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전쟁 가해자로서 책임을 가지고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식민지 시대에 많은 고통을 준 쪽의 무한한 책임 하에 마음으로부터 사죄합니다.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라고 쓴 뒤 4, 5층 전시실을 둘러봤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