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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대승 기운 안고 평양서도 좋은 결과”

입력 | 2019-10-14 03:00:00

벤투호, 15일 북한전 위해 출국… “우리 스타일 확실히 보여주겠다”
방북 인원 늘어도 생중계 불투명… 노트북-휴대전화 아예 안 가져가



이강인(앞)을 비롯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4일 평양에 도착한다. 인천=뉴스1


“북한이라고 특별할 것 없다. 우리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인천공항에서 방북을 위한 여정을 떠나며 “선수단 분위기도 괜찮고 훈련도, 준비도 잘됐다. 느낌이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4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방문경기를 치른다.

벤투 감독의 발언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에서 선수들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확실히 10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치른 스리랑카와의 안방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둔 점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 도움을 줬다. 이 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은 출국을 앞두고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번 방북 경기에서 대표팀이 작은 문제에라도 휘말리지 않도록 선수들 교육에 만전을 기했다. 우선 가져가는 물건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가지고 돌아오도록 강조했다. 선수들은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양말까지 버리지 않고 챙겨야 한다. 특히 공식 후원사인 나이키 제품을 포함한 미국 브랜드 상품은 더욱 신경을 쓰도록 교육했다. ‘깜빡했다’는 말은 허용되지 않는다. 남기고 올 경우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물품 이외에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은 아예 평양에 가져가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방북 명단에는 선수 25명을 포함해 코칭스태프와 KFA 임직원까지 총 55명이 포함됐다. 당초 북한은 인원을 45명으로 제한하겠다고 전해왔지만 정부와 KFA가 협상을 이어가며 인원을 늘렸다. 하지만 중계·취재 인력과 응원단은 끝까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생중계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서는 자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 스포츠 경기를 녹화 중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FA 관계자는 “이번 경기의 에이전시는 생중계를 원하고 있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축구협회(북한축구협회)가 명확한 답을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축구협회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로 알려진 일본 에이전시에 중계권 계약을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