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日강타… 45명 사망-실종
日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 최소 45명 사망-실종 13일 일본 중부 나가노현 나가노시에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강이 불어나면서 제방이 무너지고 인근 주택들이 물에 잠겨 있다. 전날 저녁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에 상륙한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는 48시간 동안 약 1000mm의 비가 쏟아지는 등 수도권 간토 지방과 도호쿠 지방 기상청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NHK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현재까지(13일 오후 9시 기준) 3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행방불명됐으며 177명이 부상했다. 나가노=AP 뉴시스
도쿄는 12일 오후 9시경 하기비스의 집중 피해를 입었다. 주말이 시작되기 전부터 도쿄 도민들이 식량을 사재기하면서 편의점과 슈퍼의 식품 코너는 텅 비었다. 수도권 하네다 공항과 나리타 공항은 13일 항공기 착륙을 재개했지만 출발은 상당수 결항됐다. 이날 오전 현재 일본 전국의 항공기 818편이 결항됐다.
이번 태풍이 동반한 폭우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정에는 1001mm, 시즈오카현 이치야마(市山)에는 760mm의 비가 내렸다.
하천 제방 붕괴에 … 신칸센도 물에 잠겨 13일 일본 나가노현 나가노시 기차역에 고속철도 신칸센 차량들이 물에 잠긴 채 나란히 정차해 있다. 12일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상륙한 뒤 나가노시 하천 제방이 무너져 주변 마을이 침수됐다. 나가노=AP 뉴시스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13개 광역지자체에 ‘폭우 특별 경보(경계 레벨 5)’를 발표했다. 전원 피난을 지시하는 ‘경계 레벨 4’보다 더 높은 최고 수준 경보다. NHK 방송 아나운서는 “목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행동을 취해 달라”고 반복해 말했다.
하기비스는 국제 행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12, 13일 럭비월드컵 3개 경기가 중지됐다. 럭비월드컵 역사상 경기가 중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정에 따라 무승부로 처리됐다. 해상자위대는 14일 가나가와현 사가미(相模)만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국제 관함식을 취소했다.
태풍 하기비스는 13일 정오 무렵 태평양 해상으로 빠져나가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면서 소멸했다. 내년 도쿄 올림픽(7월 24일∼8월 9일)을 앞둔 일본 정부는 무더위 대책뿐 아니라 태풍 대비란 큰 숙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