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의장(가운데) .© News1
게임업체 넷마블이 국내 1위 렌털업체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면서 양사간 시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양사가 연관업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시너지 기대는 어렵지만 신작의 흥행여부에 따라 실적변동성이 큰 게임업계의 특성상 넷마블은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유동성 위기에 놓인 웅진코웨이는 자금난에 숨통을 터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다.
넷마블은 14일 “웅진코웨이의 지분매각 본입찰에 참여했고 매각주관사로부터 당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중인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25.08% 인수를 추진중이다. 현재 인수가격은1조8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 양사가 실사를 진행하면 본계약에서 최종 인수가가 정해진다.
실제로 2019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넷마블은 1조1000억원대의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총 1조6000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가 1조8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웅진코웨이는 별도의 인수금융을 사용하지 않아도 바로 인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올초 10조원대 넥슨 인수전에 나섰을 때도 “자체 현금 보유액과 일부 차입만으로도 인수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지영 IBK 투자증권 연구원도 “넷마블의 순 보유현금은 2조원 수준으로 조달력은 5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자금력이 뛰어난 넷마블이 주력사업인 게임업체 대신 비게임사업을 영위하는 웅진코웨이를 노리는 이유에 대해 관련업계에선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사실 넷마블은 국내 대형게임사 빅3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회사로 꼽힌다. 게임업계의 ‘무기’인 IP 경쟁력이 낮은 탓이다. ‘던전앤파이터’와 ‘리니지’ 등 자체 IP를 보유한 넥슨, 엔씨소프트와 달리 모바일게임 유통사업이 주력인 탓에 구글, 애플 등 앱스토어에 수수료를 떼어주고 개발사 또는 IP보유자와 수익을 나누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높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 이후, 매출의 약 10%를 IP보유자인 엔씨소프트에 수수료 명목으로 제공한 바 있다.
이때문에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막강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웅진코웨이를 통해 새로운 반전을 꾀하려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1989년 설립된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환경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며 국내외 738만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 렌털업체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코웨이의 현금성 자산은 680억원에 불과하지만 보유한 렌털계정이 총 738만개로 170만~200만개에 머문 2위 사업자와 압도적 격차를 벌리고 있다. 매출도 올 상반기 기준 1조4647억원, 영업익 2734억원으로 넷마블을 넘어선다. 영업이익률은 18.6%에 달한다. 설사 양사의 단기시너지가 크지 않더라도 웅진코웨이의 현금창출만으로도 인수가치는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자체 IP를 확보한 게임사 인수에는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하고, 이마저도 당장은 마땅한 매물이 없어 단기적 현금창출을 위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 있다. 넷마블은 인수금융을 활용하면 당장 5조원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 웅진코웨이 이후에도 추가 M&A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산업이 흥행을 기반에 둔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웅진코웨이와 같은 렌탈 사업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캐시플로(cashflow)를 확보하게 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