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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공시가격 산정 신뢰 어렵다”

입력 | 2019-10-15 03:00:00

정동영 “서울서만 작년 356채 정정”




1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7개 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감정원의 공시가격 산정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한국감정원이 제출한 ‘2018년도 한국감정원 이의신청 검토위원회 회의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서울에서만 공동주택 단지 18곳, 총 356채의 공시가격이 집단으로 정정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원래 9채만 있는 아파트 단지의 공시가격을 773채의 공시가격으로 조정했다고 보고한 사례도 있었다. 한 단지 내에 아파트가 총 몇 채 있는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시가격을 산정, 조정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올해 7월 일부 주민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230채 전체의 공시가격을 평균 2억 원가량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후 이 같은 단지가 서울에만 10곳이 더 있고, 공시가가 최대 18%까지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시가격 산정 기준이나 방식 등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이유로 올해 서울 주택 공시가격을 평균 14% 이상 인상하면서 공시가격 의견 제출 및 이의신청 접수 건수는 10만596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공시가격은 각종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인상되면 재산세 등 세금이 함께 오른다.

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공시가격 집단 정정이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감정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도 “한국감정원이 공시가격 산정의 근거가 되는 시세 분석 자료를 계속 비공개한다면 공시가격을 자의적으로 산출한 것이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은 “부동산 공시가격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대폭 올리겠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