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지분 1조8000억에 인수제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경쟁자 없어 방탄 소속사 빅히트에 2000억 투자, 2015년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하기도 과감한 脫게임 행보로 주목받아… 일각, 게임-렌털 시너지 의문 제기
14일 넷마블은 콘퍼런스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웅진코웨이 지분 인수 참여 계획을 밝혔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의 지분 25.08%를 1조8000억 원대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른 경쟁자가 없어 조만간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넷마블을 설립한 방 의장은 비슷한 시기에 성장한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달리 비개발자 출신의 사업가다. 인터넷 영화사업을 시작으로 위성인터넷 콘텐츠 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넷마블이 성장의 침체에 빠질 때마다 과감한 투자로 ‘승부사’ 기질을 보여 왔다.
방 의장은 2015년에 미국 모바일 게임사인 잼시티(1500억 원), 2017년에 캐나다 모바일 게임사 카밤(9000억 원) 등 굵직한 해외 인수를 이끌었다. 중국 업체에 밀려 실패했지만 2016년엔 글로벌 최대 소셜카지노 게임사인 플레이티카 인수전에 4조 원을 들고 뛰어들기도 했다. 올해에는 10조 원대 넥슨 인수전에 참여했다.
넷마블은 코웨이를 통해 실물 구독경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해진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신사업이다. 넷마블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정수기 등 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접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주문 및 배송 시스템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교체수요를 파악해야 했기에 새 시스템을 갖추면 지금보다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이날 IR에서 “이번 코웨이 투자는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큰 잠재력을 가진 인수합병 기회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게임 사업과 실물 렌털 사업 간의 시너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이날 장 마감 기준 웅진씽크빅과 웅진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21.95%, 29.89% 오른 반면에 넷마블은 소폭(0.7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