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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지역을 넘어 글로벌 대학으로…”국제화 사업 활발

입력 | 2019-10-15 03:00:00

교수진 11%가 30여 개국 출신으로 외국인 유학생, 75개국 2133명 달해
외국학대 설치 등 체계적 지원 한몫
가을학기를 ‘유학생의 학기’로 지정, 25개국 학생들 글로벌 페스티벌 즐겨




1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장봉순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장과 박승호 계명문화대 총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 백숙희 한국국제협력단 상임이사,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고윤환 문경시장(왼쪽부터)이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 개소를 축하하고 있다.

계명대가 18일 대구 달서구 성서캠퍼스에서 ‘실크로드(비단길·고대 통상 교역길) 인문학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미국 캐나다 등 국내외 석학 13명이 참가해 ‘둔황(敦煌)으로 가는 길, 시공간적 매트릭스로서 실크로드’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중국 간쑤(甘肅)성 북서부에 있는 둔황은 번창한 실크로드 무역기지였다.

실크로드 인문학 국제학술회의는 2014년 시작했다. 같은 해 개원한 계명대의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과 경북도가 공동 주최하고 터키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이 후원한다.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 사업을 펴고 있는 경북도는 주요 국가에 대규모 무역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시장 개척과 교류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대에서는 ‘터키와 한국의 문명 교차’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렸다. 계명대와 이스탄불대는 2016년부터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5년에는 학술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1453년 설립된 이스탄불대는 대통령과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터키 최고 공립 명문대이다.

김중순 계명대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한국문화정보학전공 교수)은 “새로운 실크로드를 여는 일은 학술 연구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주요 거점 국가와 신(新)문화경제의 길을 닦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을 넘어 국제화 미래 모델 개척

10일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국제문화축전 세계 음식의 날 행사장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떡메치기 체험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은 계명대가 국제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인 구성원들의 능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한편으로 캠퍼스 안팎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첩경이라는 판단에서다.

설립 정신인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대학’은 그동안 국제화 사업 추진의 좋은 토대로 작용했다. 계명대는 현재 교수 1294명 가운데 144명(11%)이 30여 개국 출신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외국인 유학생은 전체 재학생 2만3394명 가운데 2133명(9%)이다. 국적은 75개국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다.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교원 채용을 확대하고 전공 과목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모든 학과에 원어민 교원 1명 이상을 임용하는 원칙을 내세운 덕분이다.

계명대의 국제화 사업은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행정부서는 국제교류와 국제사업으로 나눠 센터별로 운영 중이며, 지역에서는 이례적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맡는 직영 센터를 두고 있다. 이달 1일에는 대구국제개발협력센터를 열었다. 2021년까지 학생들의 해외 진출과 지역 공공기관 및 기업 등의 공적개발원조(ODA) 교육 및 신규 사업 발굴 사업을 추진한다.

해외 교류도 활발하다. 현재 해외 64개국 347개 대학 및 46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양한 학술 및 연구 활동을 펴고 있다. 197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외국학대를 설치해 국제화를 선도한 이래 다국적 캠퍼스 조성에 힘을 쏟은 성과다.

김용일 계명대 학생부총장(철학윤리학과 교수)은 “대학의 발전이 지역 미래를 여는 핵심 가치인 시대”라며 “계명대의 국제화 역량이 ‘세계적인 도시 대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합 발전하는 다양한 국제사업 도입

계명대는 이번 가을 학기를 국제화 내실의 일환으로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의 학기’로 지정했다. 구성원 전원이 화합하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10일 개최한 국제문화축전은 글로벌 캠퍼스로 성장한 계명대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글 이름 꾸미기 대회에서 입상한 작품 전시회를 비롯해 한국어 퀴즈대회, 몸으로 단어 설명하기, 받아쓰기 등에는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 600여 명이 참가해 호응을 얻었다. 김선정 계명대 국제처장은 “한글의 우수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 많아서 놀랐다. 캠퍼스 환경에 잘 적응하고 한국인 학생들과 친분을 쌓은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25개국 외국인 유학생과 재학생이 함께 어우러져 꾸민 글로벌 페스티벌은 큰 박수를 받았다. 각국 전통 안무와 공연, 패션쇼 같은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아프리카 부룬디 출신인 국제통상학전공 1학년 엠마누엘 두와요 씨(26)는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뽐내며 자국의 노래를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모국 부룬디의 아름다운 선율을 한국에서 들려줄 수 있어 기뻤다.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도맡아 진행한 ‘세계 음식의 날’도 인기를 끌었다. 24개국 학생들이 17개 부스를 설치해 평소 접할 수 없는 유럽 중남미 아시아 전통 음식을 선보였다. 행사장 특별 무대에 설치한 떡메치기와 한국 전통놀이 코너는 매일 북적였다.

계명대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 같은 환경을 제공한 대학에 보답을 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으로 올해 3월 경영학전공을 졸업한 텅반동 씨(26)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계명대에 발전기금 500만 원을 기부했다. 모국에서 회사 3곳을 운영하는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한 그는 “모교 계명대에서 수많은 것을 경험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영석 계명대 경영부총장(국제통상학전공 교수)은 “계명대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지구촌 어디서나 최고의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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