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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동서남북식 일제 지명’ 바꾼다

입력 | 2019-10-16 03:00:00

북면→백아면, 남면→사평면… 군의회 의결 거쳐 내년부터 변경




일본은 1914년 4월 1일 부제(府制)를 실시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행정구역 통폐합을 단행한다. 이때 고유지명이 일본식으로 바뀌게 된다. 이른바 ‘창지개명(創地改名)’이다. 한일강제병합 이전부터 조선 민족의 정체성과 민족의식, 애국심의 뿌리를 차단함으로써 조선을 원활히 지배하기 위한 치밀하고도 주도면밀한 전략이었다.

전남 화순군이 동서남북으로 방위를 구분한 일본식 행정지명을 일부 변경하기로 했다.

화순군은 11일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하는 내용의 주민 찬반 투표 결과를 집계한 결과 북면을 백아면으로, 남면을 사평면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북면은 전체 948가구 가운데 493가구가 투표에 참여해 75.8%인 374가구가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남면은 19세 이상 주민 2043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가운데 615명이 참여해 546명(88.7%)이 찬성했다. 투표 대상자는 각 면 단위에서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선정하도록 했다.

이서면은 무등산면 또는 적벽면이 후보에 올랐다가 무등산면으로 의견이 기울었지만 무등산에 걸쳐 있는 여러 자치단체와 관련된 명칭은 사용할 수 없다는 과거 유사 사례에 따라 잠정 보류됐다. 동면은 마땅한 명칭을 찾지 못해 기존의 이름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화순군은 북면과 남면의 명칭만 변경하는 내용을 입법예고했다.

이달 말까지 입법예고를 한 뒤 군의회 의결을 거치면 내년 1월부터 새 명칭을 사용하게 된다.

앞서 군은 올해 임시정부 수립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본식으로 지어진 동면 이서면 남면 북면 등을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3월 사전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민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