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념일 지정 후 16일 첫 기념식 주민 3000여명 ‘그날의 함성’ 공유… 기념표석 제막식-음악회 등 열려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옛 부산시청 앞에 계엄군이 진주한 모습. 민주공원 제공
‘유신 철폐! 독재 타도!’
1979년 10월 부산과 경남 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마(釜馬) 민주항쟁의 기억이 40년 만에 거룩한 역사로 되살아난다.
16일 오전 10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부마항쟁의 첫 국가 기념식이 열린다. 지난달 17일 부마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열리는 첫 공식 기념식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관계자와 항쟁 참가자, 부산과 경남 주민 3000여 명이 참석한다. 식전 행사와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 공연, 합창 공연 등이 1시간가량 진행된다. 기념식 총감독은 마산 출신으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만든 이창재 중앙대 영상학과 교수가 맡았다.
부마항쟁 기념행사도 풍성하게 이어진다. 16일 오후 7시 경남대 화영운동장, 부산대 넉넉한터에선 항쟁 40주년 KBS 기념음악회 ‘10월의 바람, 1979’가 동시에 열린다. 기념음악회는 두 지역을 이원 생중계로 묶어 진행한다. 안치환, 벤, 우주소녀 등 여러 가수가 출연한다. 선착순 무료입장.
16일 오후 4시 항쟁 발원지인 부산대 자연과학관 옆 녹지공간에서는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표석’ 제막식이 거행된다. 오후 5시 부산대 상남국제회관에선 ‘10·16 부마민주항쟁 부산대학교 증언집’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문정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신재식, 정광민 등 항쟁의 주역들이 참석한다. 증언집은 당시 시위를 계획하고 주도했거나 현장에 있었던 부산대 학생 및 직원 30명의 기억을 담았다. 항쟁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경위, 당시 상황과 체포된 이후의 수사, 재판, 개인의 삶에 남은 항쟁의 흔적 등이 생생하다.
국제학술대회인 ‘1979 부마민주항쟁을 기억하다’는 17∼19일 경남대와 부산 벡스코에서 마련된다. 첫날인 17일 오후 1시 경남대 창조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주제는 ‘1970년대 한국의 산업화와 반독재 민주화’.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부마항쟁의 의의와 한국민주화운동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란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한다. 18, 19일 오전 10시 반 벡스코에서 대회가 계속된다.
부마민주항쟁 표석 탐방은 12일에 이어 19일과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산대∼민주공원∼근대역사관∼중구 광복로에서 진행된다. 18일 오후 3시 반 마산 3·15아트센터에서는 창원시 진해구 석동중학교 학생들이 창작 뮤지컬 ‘빛날’을 공연한다. 29일 오후 7시 반 같은 장소에서 부마민주음악제도 열린다.
국가기념식 등을 준비하고 있는 허성무 창원시장은 “기념식 이후에도 항쟁 희생자와 관련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민주와 인권, 평화의 부마민주항쟁 정신이 제대로 계승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manman@donga.com·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