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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고 뒤집히고 또 뒤집고… 끈질긴 키움, 1승 남았다

입력 | 2019-10-16 03:00:00

SK와 PO 2차전도 8-7 승리
0-3 뒤졌으나 4회 단숨에 만회… 6-3 앞섰으나 다시 동점 허용
7-7서 대타 송성문 역전타 환호… 김웅빈-김규민, 3타점-3득점 합작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SK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 송성문이 7-7 동점이던 8회초 1사 1, 3루에서 역전 2루타를 때린 뒤 환호하며 달리고 있다. 김혜성의 대타로 들어선 송성문의 이 한 방으로 8-7로 승리한 키움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인천=뉴시스

역전에 역전이 이어졌다. 한쪽 관중석이 들썩이다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으면 다른 쪽 관중이 환호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키움이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김하성의 홈런을 포함해 14안타를 터뜨리며 SK를 8-7로 꺾었다. 전날 11회 연장 접전 끝에 천금 같은 승리를 맛본 키움은 방문 2연전을 싹쓸이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안방으로 향하게 됐다.

역대 5전 3승제 방식으로 치러진 29차례의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것은 15회 중 13회(86.7%)다. 이 중 절반이 넘는 7회(53.8%)는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SK가 로맥(2개)과 한동민의 홈런 3방으로 키움 마운드를 흔들었다면 키움은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2회말 로맥에게 선제 홈런(1점), 3회말 한동민에게 2점 홈런을 내줘 0-3으로 뒤진 키움은 4회초 2사 1, 2루에서 김웅빈, 김규민(2루타)의 연속 안타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주축으로 나섰으나 ‘20타수 2안타’(타율 0.100)로 부진해 PO 1차전 선발에서 제외됐던 둘은 이날 초반부터 장정석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5회초에도 키움은 선두타자 김혜성의 2루타에 이어 서건창의 안타, 김하성의 홈런(2점)이 터지며 6-3으로 앞서 나갔다.

SK도 만만치 않았다. 5회말 2사 1, 2루에서 한동민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려 한 점 차로 추격한 뒤 6회말 로맥의 선두 타자 홈런으로 다시 동점(6-6)을 만들었다. 7회말에는 김성현, 노수광의 연속 안타에 이은 김강민의 진루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1, 2차전을 내주고 2승 3패로 무릎을 꿇었던 키움의 승리를 향한 의지는 대단했다. 8회초 1사에서 김웅빈이 기습번트로 진루한 뒤 김규민(2루타), 이지영, 대타 송성문(2루타)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다시 2점을 뽑아 8-7로 전세를 뒤집었다. SK는 홈런 2개로 펄펄 날던 로맥을 포함해 8, 9회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감독의 재신임을 얻고 이날 6, 7번 타순에 배치된 김웅빈, 김규민은 나란히 멀티 히트(4타수 2안타)로 3타점 3득점을 합작하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8회말 결승 득점에 성공한 김규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전날 SK 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든 키움의 구원진은 이날도 위력적이었다. 선발 최원태가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김성민, 조상우, 오주원 등 불펜 투수 7명이 마운드에 오르며 5이닝 2실점으로 SK의 후반 공세를 차단했다. 전날 승리투수가 된 오주원은 이날도 9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3차전은 17일 키움의 안방인 서울 고척구장에서 열린다.

▽키움 장정석 감독=초반에 내가 선택했던 것들이 잘 안 돼서 힘들었다. 선수들이 똘똘 뭉치며 경기를 잡아줘 기분 좋다. 투수 교체 과정에서 위기가 왔고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역전이 됐다. 조상우, 한현희, 오주원이 적은 실점으로 막아준 게 승인이다. 타자 김웅빈과 김규민도 제 역할을 해줬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맞지만 동시에 벼랑 끝에 섰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해서 3차전도 전력으로 임하겠다.

▽SK 염경엽 감독=선발 산체스가 주자 나간 상태에서 실투가 많이 나왔는데 그걸 키움 타자들이 놓치지 않고 치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다. 산체스의 구위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 타이밍을 5회 이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5회 김하성에게 홈런을 내준 게 컸다. 막아야 할 하위 타선을 봉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문승원은 어제 오늘 모두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잘 던진 공을 공략당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인천=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