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으로 끝난 벤투호 평양 경기 4-4-2 전형, 손흥민-황의조 투톱… 후반 황희찬-권창훈-김신욱 투입 김문환 결정적 슈팅 GK에 막혀… 벤투 “주심 경기 자주 끊어 아쉬움” 베트남은 인도네시아 3-1 완파
7번 손흥민 vs 7번 한광성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손흥민(왼쪽)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북한과의 방문 경기에서 공을 몰고 있다. 손흥민의 뒤에 있는 선수는 북한의 유망주인 공격수 한광성. 한국과 북한이 옐로카드 2장씩을 서로 주고받은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2차 예선 최대 고비로 여겨진 ‘평양 원정’을 0-0 무승부로 마쳤다.
1990년 남북통일축구(1-2 한국 패) 이후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선 남자 대표팀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방문 경기에서 손흥민(27·토트넘)과 황의조(27·보르도)를 투톱으로 배치한 4-4-2 전형을 내세웠다. 북한은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팀 유벤투스 소속의 유망주 한광성(21)을 선발로 투입해 맞불을 놨다. 한국은 상하의 모두 흰색 유니폼을, 북한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공격 포인트 1위(5개·2골 3도움)를 질주 중인 황희찬(23·잘츠부르크)과 왼발 킥이 예리한 미드필더 권창훈(25·프라이부르크), 장신 공격수 김신욱(31·상하이 선화)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한국은 후반 24분 측면 수비수 김문환(24·부산)의 슈팅이 북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골을 넣지는 못했다.
2승 1무(승점 7·골득실 +10)를 기록한 한국은 북한(승점 7·골득실 +3)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H조 1위를 유지했다. 북한은 2위. 북한과의 역대 남자 대표팀 전적은 7승 9무 1패가 됐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주심이 경기를 자주 끊으면서 중단된 시간이 많아 평소와 다르게 경기가 전개됐다.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 취재진이 방북하지 못한 가운데 선수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은 아예 운영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에 돌아온다. 일부 해외파(9명)는 베이징에서 소속팀으로 복귀하고 손흥민 등 16명이 귀국길에 오른다. 4차전은 다음 달 14일 레바논 방문경기다. 북한과의 안방경기는 내년 6월 4일(7차전·장소 미정) 열린다. 아시아 최종예선에는 8개 조 1위 팀과 2위 가운데 상위 4개 팀 등 총 12개국이 진출한다.
한편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의 캅텐 이 와얀 딥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조별리그 3차전 방문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3-1로 꺾었다. 이로써 베트남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2승 1무(승점 7)를 기록하며 아랍에미리트(UAE), 태국 등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예고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5일 첫 경기인 태국전을 0-0으로 비긴 후 같은 달 10일 숙적인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은 바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이원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