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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오페라의 진수를 느껴보세요”

입력 | 2019-10-16 03:00:00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열려



왼쪽부터 여주인공 역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 연출가 뱅상 부사르, 여주인공 역 윤상아, 지휘자 제바스티안 랑레싱, 호프만 역 국윤종, 니클라우스 역 김정미, 악당 역 양준모. 국립오페라단 제공


한 오페라, 남자 주인공 한 사람. 그와 사랑을 나누는, 인형(人形)과 죽어가는 여인, 그리고 간교한 여인.

19세기 프랑스 음악극의 대가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가 남긴 최후의 걸작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다. 10월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오펜바흐는 춤이 많이 들어가는 가벼운 오페라 ‘오페레타’로 인기를 끌었지만 마지막 작품인 ‘호프만의 이야기’에서는 장대한 영웅극 ‘그랑 오페라’나 낭만적인 ‘리릭 오페라’ 등 당대 프랑스인이 탐닉한 모든 음악극의 요소를 집어넣었다. 독일 낭만주의 문호 E T A 호프만의 환상적인 단편 줄거리를 각각의 막에 사용했다.

이번 공연에는 2018년 국립오페라단의 마스네 ‘마농’의 성공을 이끈 제작팀이 다시 모였다. 지휘자 제바스티안 랑레싱, 연출가 뱅상 부사르를 비롯해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까지 프랑스 오페라에 특화된 팀이다. 남성들은 턱시도, 여성들은 한복 이미지를 차용한 드레스를 입고 나와 묘한 대비를 준다.

‘호프만의 이야기’는 작곡가 사후에 완성됐고 공연 때마다 수정 개작을 거듭해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이번 공연에는 5막 끝부분에 출연진과 합창이 어우러져 ‘인간은 사랑으로 성장하고 시련으로 더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극적으로 고조시키는 버전을 택했다.

1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가 부사르는 “세 여주인공은 각기 재능 있는 여인, 현모양처, 매혹적 여인이기를 강요하는 당대 사회의 억압에 희생되는 인물”이라며 이 여인들의 다른 듯 같은 모습에 연출의 포인트를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주인공 호프만 역에 테너 장프랑수아 보라스와 국윤종, 세 여주인공 역에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윤상아, 막마다 이름과 모습을 바꾸는 바리톤 악역에 양준모, 호프만의 친구 니클라우스 역에 메조 김정미가 출연한다.

한편 이달 1일 취임한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국립오페라단 역량 강화를 위해 시즌제 예술감독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즌제 예술감독제가 도입되면 현재의 예술감독은 행정과 경영에 전념하고, 작품 제작은 시즌마다 위촉되는 예술감독이 책임지게 된다. 새 체제로 운영되는 국립오페라단의 첫 시즌은 2020년 10월부터 2021년 5월까지다.

‘호프만의 이야기’ 공연은 24, 25일 오후 7시 반, 26, 27일 오후 4시에 열린다. 1만∼1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