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음악시장 다시 각광 음악 전문 ‘블립 매거진’ 내달 창간… 디자인 미학-물리적 소장 욕구 자극 세탁소가 일일 테크노 클럽 변신… 아이돌 관련 상품 사고파는 시장도 온라인 중심 소비 현실공간 컴백
다음 달 창간하는 음악 계간지 ‘블립 매거진’에 실릴 그룹 아이즈원에 대한 글과 미술 작품. 스페이스오디티 제공
20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리는 ‘케이팝 굿즈 플리마켓’ 포스터. 웨스트브릿지 제공
○ 종이 음악 잡지의 부활
음악 콘텐츠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는 다음 달 12일 ‘블립 매거진’을 창간한다. 136쪽 분량에 두 팀 정도의 아티스트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창간호는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과 인디 밴드 ‘아도이’가 장식한다.
한 유명 음반사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종이 음악 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잡지의 기획을 맡은 박준우 대중음악평론가는 “종전의 국내 대중음악 잡지들이 음악을 소개한다는 좋은 의도에만 천착해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음악 잡지도 패션 매거진 못지않게 좋은 퀄리티로 국내에서 길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인터넷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디자인 미학을 종이에선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블립 매거진’의 경우 대중 유통 대신 크라우드 펀딩으로 구독자를 모집한다. 7일 펀딩을 개설했는데 일주일 만에 200여 명이 신청해 목표 금액의 200%를 모금했다. 음악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음악가의 세계관과 삶의 태도, 메시지를 다루는 것이 목표다.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는 “가수 선미의 경우 ‘날라리’ ‘주인공’ 같은 노래에 그룹 원더걸스 시절부터 이어오는 자아 발견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 기업인이나 철학자 대신 음악가에게서 삶의 태도를 배우며 그들의 격언을 수집한다는 데서 잡지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이 매거진에는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를 비롯해 아이돌 전문가, 마케터가 기획자로 참여했다. 미술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음악가를 다룬 포스트잇, 스티커 등의 물품을 제작해 일종의 별책부록처럼 함께 판매한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에서 열린 ‘우와페스티벌’ 중 실제 세탁소에 DJ 부스를 차린 ‘테크노 세탁소’ 공연 모습.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홀 A’에서는 ‘2019 케이팝 굿즈 플리마켓’이 열린다. 케이팝 팬들이 소장한 아이돌 관련 상품을 교환하거나 사고파는 자리다. 기획은 케이팝 연계 한국 여행을 많이 다루는 여행사 ‘블랭크 케이’가 했다. 이 회사의 최윤희 매니저는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케이팝 팬들의 실체를 보여주고 싶었다. 1400명 정도의 셀러를 모집해 당일 2만 명 정도가 방문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