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외부인에 물어볼 정도”… 노영민-강기정-윤도한에 화살 文정부 임기 반환점… 쇄신 촉각
동아일보D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민심이 극명하게 갈라졌던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몇몇 의원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을 만났다. 각 지역구에서 민심 악화를 체감하고 있는 의원들은 두 사람에게 “‘조국 정국’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강 수석은 “11월 정도까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답답해진 의원들은 노 실장을 바라보며 “실장님이라도 대통령께 말씀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노 실장은 선뜻 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 여당 의원은 15일 “돌이켜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조 전 장관의 거취 문제를 결심하고 있었지만, 정작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그런 기류를 전혀 읽지 못했던 것 같다”며 “여권 내에서 이번 ‘조국 사태’에 청와대 참모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청와대 2인자인 노 실장을 비롯해 강 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이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세 사람은 올해 1월 나란히 청와대에 입성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노 실장 등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정확한 여론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 의문”이라며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기를 들고 청와대 바깥 인사들에게 ‘조 전 장관 의혹의 실체가 무엇이냐’, ‘조 전 장관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겠느냐”고 토로했다. 여기에 다음 달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맞는 만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청와대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