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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내부 “靑참모들 조국 민심 못읽었다”

입력 | 2019-10-16 03:00:00

“대통령이 외부인에 물어볼 정도”… 노영민-강기정-윤도한에 화살
文정부 임기 반환점… 쇄신 촉각



동아일보D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민심이 극명하게 갈라졌던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몇몇 의원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을 만났다. 각 지역구에서 민심 악화를 체감하고 있는 의원들은 두 사람에게 “‘조국 정국’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강 수석은 “11월 정도까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답답해진 의원들은 노 실장을 바라보며 “실장님이라도 대통령께 말씀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노 실장은 선뜻 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 여당 의원은 15일 “돌이켜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조 전 장관의 거취 문제를 결심하고 있었지만, 정작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그런 기류를 전혀 읽지 못했던 것 같다”며 “여권 내에서 이번 ‘조국 사태’에 청와대 참모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청와대 2인자인 노 실장을 비롯해 강 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이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세 사람은 올해 1월 나란히 청와대에 입성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노 실장 등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정확한 여론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 의문”이라며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기를 들고 청와대 바깥 인사들에게 ‘조 전 장관 의혹의 실체가 무엇이냐’, ‘조 전 장관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겠느냐”고 토로했다. 여기에 다음 달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맞는 만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청와대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청와내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좀처럼 사람을 바꾸지 않는 성향이고, 조 전 장관 사태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참모진 개편은 오히려 힘이 빠지고 더 수세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만약 청와대 개편을 하더라도 연말 정기 국회가 끝난 뒤 내각 개편 여부와 맞물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