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중국 유학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했다는 소식이 지난 2일 전해져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서 씨는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에 컨설턴트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다 같은 해 6월 퇴사한 뒤 돌연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과 분석이 이어졌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서 씨가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 들어간 점을 들어 ‘꽌시(關係·관계)'로 대표되는 중국의 비즈니스 문화를 감안, 중국 내 인적 네트워크를 다짐으로써 중국 시장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꽌시를 고려하지 않고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만큼 중국 유수 기업 총수들 역시 꽌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중국 하이얼 그룹의 장루이민 회장은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꽌시라고 강조한 바 있으며, 청쿵그룹의 리카싱 회장 역시 중국인들과 훌륭한 꽌시를 추구함으로써 비즈니스 성공의 틀을 닦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국내 수많은 기업가가 중국의 관습이나 문화를 일찌감치 터득하고 중국 내 원활한 비즈니스 활동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중국 유학을 선택, 긴밀한 꽌시 형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서는 추세이다.
서 씨가 졸업한 학교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장강경영대학원(CKGSB)’으로, 아시아 최대 갑부로 꼽히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의 ‘리카싱 재단’의 후원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마윈 알리바바의 창업자, 스위주 쥐런그룹 회장, 리둥성 TCL 회장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동문 1만여 명을 배출, 독보적인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해온 중국 최고의 경영대학원 중 하나로 통한다.
특히, CKGSB 동문들이 중국 500대 회사의 주요 자리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문의 절반 이상이 기업체의 CEO 혹은 요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서 씨가 중국 재계 인사들과 인적 관계를 맺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분석된다.
한편 서 씨는 지난 1일 아모레퍼시픽 본사 뷰티영업전략팀의 ‘프로페셔널’ 직급(과장급)으로 복귀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