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종 단풍나무가 장관 이뤄… 산책길 따라 17개 테마원 조성 국화축제도 열려 가을정취 만끽
화담숲이 가까워질수록 자동차 창문은 꼭 열어두어야 한다. 향긋한 숲 향기가 차 안에 가득 퍼질 테니 말이다. 화담숲은 11월 3일까지 ‘2019 화담숲 단풍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라는 의미의 ‘화담(和談)’이라는 이름부터 정겹다. 고 구본무 LG 회장의 아호이기도 하다.
화담숲에 도착하면 ‘수도권에 이런 숲이 있었나’ 하고 놀라게 된다. 단풍이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산을 물들이고 있다. 산 정상을 물들인 단풍은 10월 초에는 산 중턱까지 내려왔다가 10월 중순부터 산 전부를 물들인다. 가을 화담숲의 또 다른 매력은 기품이 있으면서 향기로운 ‘100만 송이 국화축제’도 같이 열린다는 점이다. 가을 단풍과 꽃구경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다.
5.3km의 숲속 산책길 따라 가을 여행
화담숲에는 저마다 특색 있는 꽃과 나무들로 꾸며진 총 17개의 테마원이 있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과 황금빛 억새, 야생화들이 어우러져 가을 삼중주가 펼쳐진다. 5.3km의 편안하고 부담 없는 숲속 산책길을 따라 사뿐사뿐 걷다 보면, 낙엽을 밟으며 들리는 사각사각 소리에 기분도 좋아진다.
산책길은 다양한 17개 테마원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자연스럽게 걸으며 저마다 개성을 지닌 숲과 꽃, 돌, 조형물 등 다채로운 풍경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숲속 산책길은 완만한 나무 덱으로 조성되어 아이, 노약자들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유모차 이용도 가능하다. 만약 걷는 것이 힘들 때는 화담숲 전역의 단풍을 발아래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빛깔 곱기로 유명한 내장단풍은 내장산에서 자생하는 우리나라의 고유 식물이다. 잎이 작고 얇아 일반 단풍보다 더 붉은빛을 띤다. 화담숲에서는 산책로를 따라 풍성한 빛깔의 내장단풍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끼원과 주변 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약속의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내장단풍 군락지 모습은 일품이다. ‘약속의 다리’는 인생샷을 찍으려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화창한 가을 햇살이 비치는 가운데 붉은 단풍이 절묘하게 배경으로 어우러져 인물을 더욱 화사하고 따뜻하게 부각시킨다. 화담숲 어느 곳에서도 사진이 잘 나오기 때문에 휴대전화와 사진기를 충분히 충전시키면 좋다.
1300여 그루의 푸른 소나무 사이로 마치 공작 꼬리처럼 아름답게 물든 세열단풍이 어우러져 단풍이 더욱 도드라지는 소나무정원도 빼 놓을 수 없는 경관이다. 화담숲을 거닐 때 향긋한 향도 놓치지 말자.
화려한 빛깔의 100만 송이 국화축제
화담숲에서는 화려한 빛깔의 100만 송이 국화도 단풍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암석·하경정원, 분재원, 잔디마당 등 화담숲 전역에 총 100만 송이의 분재국, 소국, 가든멈, 아스터 군락이 자태를 뽐낸다. 연분홍색, 주황색, 보라색, 연두색 등 화려한 가을 빛깔의 국화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단풍과는 또 다른 가을의 정취를 선물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단풍축제 기간 평일은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입장권 구입이 가능하다. 다만 주말에는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예약은 화담숲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음료 외 음식물 반입은 안 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원, 경로·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원앙연못 인근에 한옥주막과 정문 매표소 뒤편 힐링빌 식당가가 있다. 한옥주막에서는 해물파전, 두부김치, 김밥, 어묵 등을 즐길 수 있다. 힐링빌 식당가에는 돼지국밥과 꽈배기, 떡볶이 등의 메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