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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배치된 美 핵폭탄은 어쩌나…“인질로 붙잡힌 셈”

입력 | 2019-10-16 16:48:00


터키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침공을 강행한 상황에서 핵무기 배치 문제가 자칫 양국관계를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미 국무부와 에너지부가 터키 인지를릭 공군기지에 배치된 핵무기를 다른 곳으로 반출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국경에서 약 400km 떨어진 인지를릭 공군기지 지하창고에 B61 전술핵폭탄 50기를 비축해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이들 핵무기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핵무기 반출을 둘러싼 터키 정부의 입장이다. 미군이 핵무기를 터키 국외로 이전할 경우, 터키 내에서 미국에 대한 비판론과 함께 자체 핵무장 목소리가 커질 우려가 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관계가 악화되자 터키의 독자 핵무장론을 종종 주장해오기도 했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NYT에 “이들 무기는 이제 에르도안의 ‘인질’(hostage)이 됐다”며 핵무기를 인지를릭 공군기지에서 철수할 경우 미국과 터키의 동맹이 사실상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터키의 협상 테이블에서도 핵무기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터키를 방문, 오는 17일 에르도안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