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손흥민 등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청와대는 평양에서 15일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남북 경기의 생중계가 무산된 것에 “저희도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그러지 못한 데 대해 똑같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평창동계올림픽이 스포츠를 통해 평화의 물꼬를 튼 것처럼 스포츠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국민들도 많이 기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7월 17일 조 추점에서 북한과 함께 H조에 배정된 이후 월드컵 남북 경기를 관계 개선의 디딤돌로 삼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은 정부의 이런 노력에 무반응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평창 때와는 달리 북한은 내내 무응답이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15일 남북한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김일성 경기장의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부는 이번 경기가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이번 경기는 월드컵) 예선 그 자체로, 기존의 어떤 남북 합의에 의한 체육교류로서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남북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관해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국제경기인 월드컵과 남북 간 합의에 의한 체육교류는 ‘별개’로 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조차 “지난해 평창겨울올림픽을 통해 남북 관계가 진전됐다고 홍보했던 것은 뭐가 되나”란 반론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등 대북 라인 역량에 전반적으로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