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차관-검찰국장 불러 “기존 감찰기능 실효있게 작동 안돼… 檢 스스로 내놓는 案도 직보해달라” 조국 사퇴뒤 檢개혁 직접 지휘나서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 개혁은 아주 시급한 과제”라며 “감찰이 검찰 내에서 아주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감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틀 만에 문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을 지휘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차관과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불러 48분간 면담을 갖고 “(검찰개혁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감찰 기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검찰청과 법무부의 감찰 기능이 실효성 있게 작동돼 왔던 것 같지 않다”고 평가한 뒤 “대검의 감찰과 법무부의 이차적인 감찰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준비되면 직접 보고해 달라”고 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현재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는 대검 감찰본부가 갖고 있던 감찰권을 박탈해 법무부가 검사에 대한 1차 감찰권을 행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조 (전) 장관이 사퇴 전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 중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는 적어도 10월 중 다 끝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뒤 “(이와는 별도로)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추가 개혁 방안과 검찰 스스로 내놓는 개혁방안을 직접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김 차관에게 두 차례에 걸쳐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은 조 전 장관은 사퇴했지만 검찰개혁 이슈는 흔들림 없이 대통령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는 메시지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후임 법무부 장관을 인선하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 반면 지금 검찰개혁은 아주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당분간 법무부를 장관 대행 체제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 차관께서 아주 (조 전 장관) 보좌를 잘해줬다고 들었다”며 “장관 대행으로서 장관 부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역할을 다해달라”고 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시 경남대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동안 오전 오후 두 차례 검찰개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개혁 드라이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