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강력한 檢개혁 지시] 文대통령, 檢개혁 직접지휘 의지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6일 청와대로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불러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차관에게 ‘감찰이 검찰 내 아주 강력한 자기 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감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직접 보고하라”고 했다. 오른쪽부터 이 국장, 김 차관, 김조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청와대 제공
지난달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접 지목해 “검찰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다시 한번 검찰 개혁안 마련을 강조했다. 이후 법무부와 검찰이 경쟁적으로 특수부 축소 및 명칭 변경, 포토라인 폐지, 심야 수사 제한 등의 조치를 쏟아냈지만 아직 문 대통령이 기대했던 수준까지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도 추가적인 (개혁) 방안들을 제시할 테고, 검찰도 개혁 방안을 스스로 내놓을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다면 직접 보고해 달라”며 “그 과정에서 검찰 의견도 잘 수렴해서 추가적인 개혁 방안이 잘될 수 있도록 차관이 중심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임 장관의 취임까지 기다리지 말고, 김 차관과 윤 총장이 중심이 돼 추가적인 개혁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감찰 강화가) 검찰 내에서 아주 강력한 자기 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잘 마련해서 준비가 되면 직접 보고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두 차례나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40주년 부마항쟁 기념식에서도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면담은 법무부 요청이 아닌 문 대통령 지시로 마련됐다. 한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물러난 뒤 문 대통령이 ‘가급적 빨리 김 차관 등과 만났으면 한다’고 했고, 법무부는 15일 국정감사가 있어 16일 가능하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문 대통령이 부마항쟁 기념식이 끝나고 청와대로 복귀한 뒤인 오후로 일정이 잡혔다. 문 대통령이 장관이 공백인 부처의 차관을 불러 직접 보고받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앞서 개각 때마다 봤듯이 새 장관의 지명이 발표되기만 해도 부처가 제대로 일을 안 하는 현상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검찰 개혁 이슈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사퇴 전 발표한 검찰 개혁 방안 중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는 적어도 10월 중 다 끝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청와대는 국회에서 계류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과 별개로 시행령 개정 등 행정부의 권한으로 가능한 개혁안은 최대한 처리를 서두를 계획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