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이후] 3선 정성호 “대통령도 사과했는데 모두가 침묵… 후안무치” 페북에 글 최고위원은 초선 김해영만 “송구” 중진 “靑참모, 누군가 책임져야” 목청… 이철희 “2030 국회 대거 진입해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도 전남 예산안에 국비가 6조8000억 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뉴스1
비문(비문재인) 성향 3선 중진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은 갔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라며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1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사퇴 후 여당에서 책임론을 공개 거론한 것은 정 의원이 처음이다.
정 의원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당도 서초동 촛불집회엔 몇 명이 모였는지 따지는 등, 여야가 갈등을 부추겼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 조 전 장관이 사퇴했으니 책임이 더 큰 여당으로서 먼저 사과하고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쓴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조국 사태에) 죄송하다 했으니 당 차원에서 사과해야 한다”며 “야당에 ‘민생 국감’을 요구하려면 우리가 먼저 잘못했다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모두가 침묵하고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 ‘후안무치하다’고 표현한 것”이라고도 했다.
여당에선 문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에 대한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조 전 장관 문제로 대통령이 직접 유감 표명을 했고, 당에선 초선인 이철희 의원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불출마 선언을 하고 김해영 최고위원은 유감 표명을 하고 있는데 청와대 참모들은 정작 조용하다”며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집권 여당이 이번 사태에서 제 목소리를 냈으면 여파가 덜했을 텐데 의원총회 때 말 못하게 막아놓고 이 지경을 만들었다”며 “당이 이제라도 목소리 내서 청와대에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당도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선 조국 정국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총선 전에라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여권 386세대의 퇴진 필요성을 강조한 이철희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알기에 다선, 초선 중 불출마 결심하신 분들 제법 있다”고 말한 뒤 “곧 명단이 공개될 거고,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우리 당에 20, 30대 국회의원이 20명은 넘었으면 한다”며 “정치에 20, 30대가 대거 진입하게 해주는 게 한국 정치와 한국 사회를 바꾸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먼저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6일 대구에서 열린 ‘민부론(民富論)’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 대표는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대구=뉴스1
김지현 jhk85@donga.com·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