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北감시단체 지원중단 논란… KDI서 한국학 연구에 재투입
정부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지급하다가 지난해 중단한 대미 공공외교 예산 중 일부를 올해 초부터 워싱턴에 재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대사,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 등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들이 이사장을 지낸 USKI는 예산 중단으로 지난해 결국 폐쇄됐다.
1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USKI에 지원하다 중단한 정부 예산 18억 원을 올해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이 받아 SAIS와 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등에 지원하고 있다. 이 돈은 장학금과 교수 인건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워싱턴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 콘퍼런스 등 한국 관련 세미나 개최에도 일부 활용한다. KDI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국회 등과 협의해 KIEP가 운용하던 대미 공공예산 중 일부를 KDI가 받아 활용키로 지난해 후반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USKI 예산 지원이 중단되자 일각에선 USKI를 실무적으로 운영하던 K 씨가 보수 성향 인사들과 가까운 점을 정부에서 문제 삼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USKI가 운영하던 북한 전문 위성 분석 사이트인 ‘38노스’가 다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KIEP는 USKI의 실적 부진과 회계보고서 불투명을 이유로 지원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지한파의 산실 중 하나인 USKI가 폐쇄되면서 워싱턴 조야의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뒤늦게나마 공공외교 예산 지원을 재개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