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이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아동음란물 사이트 이용자 300여 명의 신원을 파악했는데 이 중 200명 이상이 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미국, 영국, 독일 수사기관과의 공조 수사로 아동음란물 사이트 이용자 310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 중 한국인 223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미국 법무부도 이날 워싱턴에서 관련 브리핑을 갖고 32개 나라의 아동음란물 이용자 310명이 검거된 사실을 알렸다.
윤상연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우리나라는 아동음란물을 소지하거나 유포하는 것이 중대 범죄라는 인식이 미국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아동음란물을 갖고만 있다가 적발돼도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손 씨가 만든 사이트는 인터넷주소(IP주소) 추적이 어렵고, 일반적인 브라우저로는 접속도 할 수 없는 이른바 ‘다크웹(Dark web)’이었다. 손 씨는 이용자들도 사이트에 아동음란물을 올릴 수 있게 한 뒤 해당 영상이 팔리면 영상을 등록한 이용자의 비트코인이 충전되도록 했다. 이 사이트 회원 수는 128만 명에 달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 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경찰청은 아동음란물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 촬영물 등 추적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경찰이 지정한 개인 간 거래(P2P) 사이트 등에서 불법 촬영물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해당 촬영물의 유통 경로를 추적한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 시스템을 통해 불법 촬영물 소지 및 유포자 142명을 검거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