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했던 월드컵 亞예선 평양경기 FIFA “인판티노-남북 축구 관계자, 2023년 女월드컵 공동개최 논의” 국내외 “룰 어기는 北… 가능할지 의문”
“아이들 앞에서 싸우면 안돼 그런데 아무도 없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가 15일 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한국과 북한 선수들의 경기 중 충돌 동영상의 한 장면. 대사는 “애들 앞에서 싸우지 마세요! 오, 오늘은 경기장에 아무도 없네” 라고 썼다. 트위터 캡처
인판티노 회장은 “생중계 무산 과정과 외국 기자들의 접근 통제 등 상황을 전해 듣고 놀랐다”며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가장 명백하고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가 북한과 세계 여러 나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FIFA는 인판티노 회장이 남북 축구 관계자들과 2023년 여자월드컵의 남북 공동 개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외 스포츠 관계자들은 “스포츠의 국제 룰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북한과 공동 개최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경기 당일 관중석은 고요했지만 그라운드는 격렬했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가 트위터에 공개한 한국과 북한의 충돌 장면 동영상이 경기가 아주 거칠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영상은 북한 벤치 앞쪽에 선수들이 모여들어 “야! 야!”라는 고성을 주고받으며 대치한 장면이다. 북한 박광룡이 한국 김문환(부산)을 손으로 밀어내는 모습 등도 담겼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북한 벤치 멤버들이 몸싸움에 합류할 것을 우려해 심판이 자제시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북한 선수단 한가운데로 들어가 싸움을 말렸다.
16일 오후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중국 베이징공항에 도착한 대표팀 관계자도 “북한이 굉장히 과격하게 나왔다. 선수들이 ‘이게 축구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강한 몸싸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또 “무관중인지 우리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FIFA도 몰랐다.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경기장 밖에도 관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호텔 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호텔 직원들은 꼭 필요한 말 외에는 질문에 답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이원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