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
“언니와 똑같나요?” 이해인이 15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벽에 부착된 자신의 우상 김연아의 사진과 같은 동작을 취하며 활짝 웃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샛별 이해인은 매일 꿈을 그리며 성장하고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왕중왕전’인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이해인을 15일 태릉빙상장에서 만났다.
8세였던 2013년 ‘피겨 여왕’ 김연아(29·은퇴)의 아이스쇼를 본 뒤 피겨 선수의 꿈을 키운 이해인은 최근 ‘제2의 김연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달 7일 끝난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김연아와 같은 14세의 나이에 첫 주니어 그랑프리 금메달을 땄기 때문. 현재 김연아와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돼 있는 이해인은 “한 달 전부터 연아 언니에게 동작의 강약 조절 등 안무 수업을 받고 있다. 그랑프리 시리즈 때도 언니가 ‘점프도, 스케이팅도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라고 격려해 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해인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난도 높은 점프 추가를 꼽았다. “트리플 악셀(3바퀴 반 회전)을 연습 중이다. 당장 실전에서 사용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연습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트리플 악셀은 트리플 점프 중 기본 점수가 가장 높은 8점이다.
많은 유망주가 신체 변화와 함께 발에 맞는 부츠를 찾지 못해 고생할 때가 많다. 다행히 이해인에게는 남의 얘기다. “키(160cm)는 조금씩 변화가 있어도 발 크기(240mm)는 변화가 없어서 부츠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이해인은 12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005년 김연아(금메달) 이후 이 대회 첫 메달에 도전한다. “파이널에서 시즌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 싶어요. ‘제2의 김연아’라는 별명을 지키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그린 만화 주인공처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