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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사장 “KBS여기자 성희롱 발언 ‘알릴레오’ 법적조치할 것”

입력 | 2019-10-17 14:37:00

양승동 한국방송공사 사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출처=동아일보 DB, 유튜브 ‘알릴레오’ 갈무리


KBS가 자사 소속 여성 기자를 성희롱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동 KBS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알릴레오와) 내통 한 적이 없다. 성희롱 부분은 법리 검토까지 했고, 곧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KBS 입장은 보도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사회부 중심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릴레오’ 사태 대응과 관련해 “임원 회의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법리 검토를 했고 빠르면 내일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사 직원이 일개 유튜버한테 성희롱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KBS 사장이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무 공식 반응이 없다. 사과 한마디 받고 끝날 상황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시민 이사장이 유력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 돼 알아서 머리를 숙이는거 아니냐는 국민의 평판이 있다”라며 “KBS가 좌파 논객 1인 유튜버에게 휘둘리는 사태다. 양승동 사장은 사퇴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뉴시스



성희롱 발언은 15일 ‘알릴레오’ 생방송 도중 나왔다. 공동MC로 출연한 한 언론사 기자 A 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취재한 KBS 법조팀 소속 여성 기자에 대해 낯 뜨거운 발언을 했다. 그는 “검사들이 KBS B 기자를 좋아해 (수사상황을) 술술술 흘렸다”라며 여성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 말미에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사석에서도 많이 하는 얘기라 (그랬다). 제가 의도한 건 아닌데 불편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생방송 이후 알릴레오 측은 채널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의 발언 일부를 삭제한 영상을 게재했다.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 여과 없이 확산, 왜곡, 재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중심으로 논란은 확산했다. KBS 여기자회는 “한 순간의 실수였다고 할거냐? 그 순간 출연자들은 그런 표현을 들으면서 즐겁게 웃었다. 여성 기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성토했다. KBS 기자협회도 “이 같은 얘기를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16일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A 씨 역시 “제가 너무 부족했다”며 후회의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한국여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유 이사장과 A 씨는 사과문을 낸 데 그치지 말고 해당 유튜브 방송에서 공식 사과해야 한다. 책임 있는 처신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