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서울시 대북교류사업 비판과정서 수도 발언 박원순, 불쾌감 표하며 1000만 시민 모독 말라 발끈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17일 국정감사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통일이 되면 수도를 평양으로 옮길 거냐”고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은 자신과 1000만 서울시민을 모독하는 질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감에서 “우리 시장님은 민생에 신경 쓰는 게 아니고 엉뚱한 데 신경 쓰고 있다. 금년에만 서울시가 대북교류사업에 약 150억원을 투입했다”며 “한 연구용역 보고서가 충격적이다. 서울시가 서울시민 세금 8억을 들여서 만든 보고서가 바로 평양시 발전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북한은 금년 들어와서만 11차례 미사일 도발하고 방사포를 쏘고 있다. 미사일 연습하는 것은 서울에 떨어뜨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서울시는 평양시 발전계획을 시민 세금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또 다른 계획이 있는 것 같다. 통일되면 수도를 평양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이 발끈했다.
박 시장은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나. 사과해야 한다”며 “제가 1000만 시민을 대표하는데 그건 예의가 아니다. 상식과 예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아직 대답 안했다”라고 고성을 지르자 박 시장은 “아니, 그게 답하길 바라는 질문이냐”라며 “말이 안 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박 시장은 또 “그런 말씀은 저를 모독하고 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지금이 그런 질문을 하실 상황이냐”며 “서울시장에게 평양에 수도를 옮길 거냐고 묻는 게 적절하냐”라고 따졌다.
박 시장과 김 의원이 언쟁을 이어가자 한국당 소속인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이 중재했다. 박 위원장은 박 시장에게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며 김 의원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고 김 의원을 향해서도 품격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 6시20분께 보충질의 시작 직전에 재차 충돌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시장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김 의원을 비난했다. 윤관석 의원은 “단체장으로서 국감장에서 말할 수 있다. (박 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황희 의원은 “아무리 통일 이후라 하더라도 서울시장에게 평양으로 수도를 옮길 거냐고 하면 뭐라고 답하냐. 이건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함진규 의원이 이에 반발햇다. 함 의원은 “의원이 한 말은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다. 동료의원 발언에 이것은 안 된다, 된다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아무리 민주당이 서울시 집권하고 있어도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김석기 의원의 질문에 동의하진 않지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도를 평양으로 옮기는 것을 물은 것은 예의에 어긋났다는 생각이었다”며 “위원장이 그렇게 말하니 사과 드리고 (국감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