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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알릴레오’ 여기자 성희롱 논란, 법적대응 할 것”

입력 | 2019-10-17 20:11:00


KBS가 자사 여기자 성희롱 논란을 빚은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

양승동 KBS 사장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알릴레오 성희롱 사건 관련) 법리 검토를 했고, 이르면 내일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에 대한 KBS 입장은 보도본부 사회부 중심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번 성희롱 논란과 관련 KBS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일개 유튜버한테 기자가 성희롱을 당한 지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무 조치가 없다”며 “유 이사장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니까 거기에 알아서 머리 숙이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도 “이 사건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20년 동안 법조를 출입해 온 여성 기자 전체의 문제”라며 “법조 출입 기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취재하는지에 대해 수많은 세간의 억측과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사안”라고 강조한 뒤 KBS 의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KBS 내부에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6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의 뜻을 밝힌 것도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 노동조합(1노조)은 문자 사과가 아니라 기자회견 혹은 방송으로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출연패널의 발언이 문제가 됐지만, 이를 사실상 방관한 유 이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유 이사장은 100만 명의 구독자가 지켜보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대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측은 15일 방송분 가운데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해 올린 상태다. 하지만 방송 직후 성희롱 당한 기자의 실명과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2차 가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6일 비판 성명을 낸 한국여기자협회(회장 김균미)도 유 이사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김 회장은 “여기자협회는 당사자들의 책임 있는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며 “유 이사장은 사과문 배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