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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고생 공저자 논문 794건, 일벌백계해야 뿌리 뽑는다

입력 | 2019-10-18 00:00:00


교육부가 15개 대학 교수의 중고교생 공저자 논문을 특별감사한 결과 245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과거 4차례 실태조사에서 누락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논문도 포함됐다. 이번 특감을 포함해 총 85개 대학에 대한 5차례 조사에서 2007년 이후 중고교생이 공저자로 올라간 논문은 모두 794건에 이른다. 이들 논문에 대한 연구윤리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중인데, 이번 특감에서만 약 15건이 부당한 저자 표시 등 연구부정 행위로 판정됐다.

연구윤리에 어긋나는 논문을 대학입시나 편입에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서울대 수의대 A 교수 논문에 이름을 올린 고교생 아들은 해외 대학에서 강원대 수의학과로 편입할 때 이를 활용해 합격했다. A 교수 아들은 편입학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대 의대 B 교수는 무려 3편의 논문에 고교생 아들을 공저자로 올렸다. 아들은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진학했다. 전북대 농대 C 교수의 고교생 딸과 아들은 아버지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역시 학종으로 전북대에 합격했다. ‘부모 스펙’을 악용한 입시부정 행위가 교수 사회 안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의 아이에게 부정을 가르치고 다른 아이의 기회를 뺏는 교수들의 부도덕한 행위는 일벌백계해야 할 범죄다. 그런데 현행법상 연구부정 행위는 3년이 지나면 징계할 수 없고, 대학의 입시자료는 4년만 보관하도록 되어 있다. 중고교생 공저자 논문이 연구윤리에 어긋나게 작성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일정 기간만 지나면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입시비리를 적발하고도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입시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반칙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연구부정 행위에 대한 징계 시효를 늘려 예외 없이 엄벌해야 한다. 대학은 연구윤리에 어긋나는 논문의 대입 활용 사실이 확인되면 반드시 입학 취소 등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입시부정이 움터 자란 데는 10년 넘게 학종 확대에만 급급해 제도적 내실을 다지지 않은 교육부의 책임이 무겁다. 지금이라도 학종 전반의 편법을 뿌리 뽑아 대학입시제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