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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랑의교회 지하예배당 허가는 위법”

입력 | 2019-10-18 03:00:00

도로점용 허가 취소되면 철거해야




서울 서초구가 관내 대형 교회인 ‘사랑의교회’에 주변 도로 지하공간을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구가 사용 허가를 취소하면 교회는 지하공간에 설치한 예배당 등을 철거해야 한다.

17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도로 점용허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초구는 2010년 사랑의교회가 건물 일부 등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서초역 일대 도로 지하공간을 쓸 수 있도록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 교회는 도로 지하를 포함한 교회 신축 건물에 예배당 성가대실 등을 설치했다. 이에 황 전 의원 등 서초구 주민들이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했고, 서울시는 처분을 시정하라고 했지만 서초구가 불복해 주민소송이 제기됐다.

1, 2심은 이 사건이 주민 소송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2016년 대법원은 “도로점용 허가 처분은 실질적으로 지자체의 재산적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며 주민 소송 대상이 된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은 “도로점용 허가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예배당 같은 구조물 설치를 통한 지하의 점유는 원상회복이 쉽지 않고 안전에 상당한 위험과 책임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서초구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원상회복 명령 등 구체적인 조치 내용과 시기는 판결문이 접수되는 대로 검토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