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이후]국감서 “KBS 대응 부적절” 지적
과방위 野의원들 노트북에 ‘양승동 나가레오!’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관 KBS, EBS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한 뒤 선서문을 노웅래 과방위원장에게 제출하러 가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질의시간에 노트북에 ‘근조 KBS’, ‘국민의 명령이다! 양승동 나가레오!’ 문구가 적힌 인쇄물을 붙였다. 뉴시스
KBS 양승동 사장이 17일 국정감사에서 KBS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형사고발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가 논란이 일자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유 이사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성희롱 논란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며 다시 사과했다.
양 사장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감에서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 도중 벌어진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법리 검토를 했고, 이르면 내일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 사장은 “유 이사장은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고발에서 제외할 뜻을 비쳤다가 계속 질문이 이어지자 “(유 이사장 고발도) 법무팀에서 사회부 의견을 들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도 “이 사건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20년 동안 법조를 출입해 온 여성 기자 전체의 문제”라며 “법조 출입 기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취재하는지에 대해 수많은 세간의 억측과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한 뒤 KBS의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KBS 내부에선 유 이사장의 사과 방식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 노동조합(1노조) 관계자는 “출연 패널의 발언이 문제가 됐지만, 이를 사실상 방관한 유 이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유 이사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했지만 100만 명의 구독자가 지켜보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대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17일 KBS 1라디오 ‘열린 토론’의 ‘인물토론, 유시민에게 묻는다’ 코너에 출연해 다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여성들이 업무능력이 아니라 마치 다른 요인을 갖고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일이 있고 나서 그날 밤, 그 다음 날 오전에 ‘왜 뒤늦게 인지했을까’ 돌아봤더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제가 여자였으면 바로 꽂혔을 건데 남자라 여성들이 그걸 느끼는 만큼 못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반성이 많이 됐고, 그래서 그 다음 날 다시 짧지만 반성의 마음을 담아서 사과문을 돌렸다. 그런데 그걸로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