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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이룬 터키, 휴전 합의했지만…쿠르드 철수는 ‘물음표’

입력 | 2019-10-18 09:24:00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을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계속해 온 터키가 17일(현지시간) 이른바 ‘안전지대’에서 쿠르드민병대(YPG)가 철수할 수 있도록 5일간 공격을 중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YPG가 완전히 철수하면 터키의 군사작전도 종료되지만, 쿠르드족이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확실치 않아 무력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터키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터키가 5일간 쿠르드족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백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휴전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우리는 5일간 휴전한다”며 “미국에 아주 좋은 날이다. 터키에 아주 좋은 날이다. 쿠르드에 아주 좋은 날이다. 전 세계에 아주 좋은 날이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사작전이 종료되면 터키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끝난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는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휴전이 계속된다고 보느냐는 물음엔 “나는 지속될것 같다”고 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을 향해서는 “그는 정말 대단한 지도자다. 올바른 일을 했다.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칭찬했다.

터키의 휴전 조건은 터키와 국경이 접한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폭 32㎞ 지역, 일명 안전지대에서 쿠르드족이 물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터키가 지난 9일 군사공격을 개시했을 때 발표했던 공격 목표를 달성하는 것. YPG가 이 요구에 완전히 응할지는 분명치 않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터키 한 관리도 인터뷰에서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미국과의 회담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마즐룸 코바니 시리아민주군 사령관은 로하니TV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와 휴전 협정을 받아들이겠지만 이는 라스알아인과 탈 아브야드 사이 국경지역에만 국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단지 시작일 뿐” 터키의 목표를 달성하진 못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쿠르드족 고위 인사인 알다르 칼릴 또한 “쿠르드는 휴전을 따르지만 스스로를 방어한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미 YPG가 안전지대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제임스 제프리 국무부 시리아 특별대표는 YPG가 해당 조건에 불만족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제프리 대표는 “우리는 YPG 철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YPG가 이 지역들에 머물길 바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키는 쿠르드족 전체가 아니라 YPG 대원들만 철수하길 바라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한 지 사흘만인 지난 9일 쿠르드족 침공을 강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군사공격을 사실상 용인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함께 미국과 싸웠던 동맹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난이 거셌다.

휴전 발표 뒤에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공화당 소속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번 합의는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행정부는 앞으로 쿠르드족한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은 무엇인지, 터키가 왜 명백한 결과에 직면하지 않는지 등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휴전은 미국이 동맹을 버렸다는 사실을 바꾸지 않는다”며 “치욕과 망신도 모자라 행정부는 우리의 동맹이 죽고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무신경하고 경박하게 말한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소속 매기 하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합의한 것은 우리 쿠르드 동맹을 비용으로 터키에 항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 달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백악관은 앙카라에서 열리는 회담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 백악관 초청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아직(방문)은 예정대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한테서 무엇을 보고 싶어 했는지는 매우 명확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