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전자담배업체 쥴 랩스(Juul Labs)가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과일향 등 일부 가향(flavored)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전역에서 가향 전자담배 금지안을 마련하는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쥴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 보건당국이 새로운 베이핑(전자담배를 이용해 액상 니코틴을 기체화해 흡입하는 것) 규제를 확정하는 동안, 쥴은 망고·크림·과일·오이 등의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쥴은 작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압력으로 소매유통점에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했다. 그동안 고객들은 연령 제한이 있는 웹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과일향을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번 발표로 온라인 판매도 중단된다. 다만 담배·멘톨·민트향 제품들은 계속 구매할 수 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시장에서 모든 가향 전자담배의 퇴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행정부 관리들은 몇 주 내에 해당 지침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전자담배로 인한 의문의 폐질환이 증가하며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거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5일 기준 확인된 폐질환자는 모두 1479명으로, 24개 주(州)에서 최소 3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자담배는 특히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더 큰 우려가 나온다. 쥴은 ‘멋진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로 자사 제품 이미지를 각인시켜 10대들한테서 전자담배를 전염병 수준으로 유행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쥴은 중·고등학생들의 전자담배 사용과 함께 급성장했다. 쥴은 규제당국과 협력해 이러한 이미지 쇄신하려 하지만 비판가들은 이날 민트 제품은 계속 판매하겠다는 회사의 결정을 비판했다.
CDC의 관련 설문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미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민트와 멘톨은 과일 다음으로 인기 있는 향이라고 한다. 웰스파고 분석가들은 민트와 멘톨을 포함한 가향 제품이 지난 1년 동안 쥴 매출 33억달러 중 약 80%를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