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24일 일본을 방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친서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방일 때 모든 한일 갈등을 해소하긴 힘들겠지만, 임기 내 해결을 희망한다며 연내 정상회담 가능성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아사히와 교도 등 두 개의 일본 유력지는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찾는 이 총리와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총리는 아사히에 “14일 문 대통령으로부터 ‘친서가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써 주십시오’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징용 문제가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은 징용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고, 한국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면 문제를 이번에 모두 해결하기는 힘들더라도 자신의 임기 안에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이를 두고 올해 안에 양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보였다고 해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일본이 반도체 수출 규제를 철회하면 한국도 지소미아 파기를 재검토할 수 있다. 양국 관계가 (수출 규제가 발표된) 7월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역사적 의무라 생각하고 (한일 갈등을) 해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며 자신이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징용 문제를 두고 “양국이 비공개 대화도 하고 있다. 쌍방의 지도자가 후원하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리그릇처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총리의 인터뷰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측 움직임에 예단을 갖고 답변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답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