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경우에 따라 엇갈린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콘텐츠 생태계를 이끄는 효자산업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는가 하면, 강한 몰입성으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공부를 방해하는 유해 매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이러한 와중에 게임의 몰입성을 학습효과와 연결, 즐기듯 공부하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콘텐츠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무리 학습효과가 좋아도 재미가 없다면, 반대로 재미는 있으나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면 의미가 없다. 서로 이질적인 두 가지 요소를 제대로 조합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게임은 물론 학습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도를 가진 개발자가 필요하다. 캐치잇플레이(CATCH IT PLAY)는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게임 개발자 및 교육 전문가들이 각자의 노하우를 결집, 게임의 재미와 학습효과를 동시에 지향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다. IT동아는 스타트업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 법인인 엔슬파트너스(ENSL Partners)와의 공동 기획을 통해 유망한 스타트업의 발굴에 나서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캐치잇플레이를 이끌고 있는 최원규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캐치잇플레이 최원규 대표 (출처=IT동아)
Q1.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Q2. 게임과 학습의 융합 콘텐츠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일까 늘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중학생때 공부를 게임처럼 하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를테면 연습장 필기 몇 쪽, 어학 테이프 몇 개를 할 때마다 점수를 매기고, 친구들과 함께 경쟁적으로 하니 학습효과가 매우 높았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 메커니즘'이 다른 방면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엔씨소프트에서 영어 교육용 MMORPG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어 참여했는데 테스트 중 상당수 학생들이 대단히 몰입하는 걸 확인했다. 거기서 이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능성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이 아닌데 게임적 요소를 가짐)'이 서로 다른 개념임도 알게 되었다.
Q3. 에듀케이션 콘텐츠는 주로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사실상 부모의 만족도를 채우기 위해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작 학습자의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린이나 청소년용 콘텐츠는 그럴 수밖에 없다. 사주는 건 부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와 학습효과의 사이를 잘 타협해서 부모와 아이들을 동시에 설득하는데 성공한 경우가 ‘마법천자문’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는 성인이 대상이다.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 콘텐츠는 어떤 유명 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다는 등의 이른바 '레퍼런스'가 중요하지만, 성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써보고 선택한다. 게임은 플레이를 시작해서 5분 이내에 재미를 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콘텐츠 역시 5분 이내에 매력을 찾을 수 있게 설계했다.
엔씨소프트에서 교육용 게임 개발을 하면서 협업관계에 있던 전문어학원과도 많은 소통을 했었다. 그리고 교육공학과에서 학습한 경험이 있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게임을 학습에 활용하는 방안을 깊이있게 연구했었기에 충분한 노하우가 있다. 회사 내부의 뛰어난 학습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했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캐치잇 잉글리시 실행 화면 (출처=IT동아)
Q5. 서비스의 주요 특징에 대해 소개해 달라
영어 학습 서비스인 '캐치잇 잉글리시', 외국인 대상의 한국어 학습 서비스인 '캐치잇코리안'을 안드로이드와 iOS용 모바일 앱으로 배포 중이다. 언어학습을 게임화 시키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단순히 레벨이나 아이템 요소가 있다는 것을 넘어 게임의 생태계 자체를 넣었다. 이를테면 게임 관련 욕구는 단기(칼질 등) – 중기(성장 등) – 장기(커뮤니티 등)에 이르는 3단계 피드백으로 이어진다. 이 세계에서 언어를 잘하면 이른바 '셀럽'이 될 수 있으며, MMORPG처럼 성장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다.
특히 반복학습이 중요한데 여기에 게임의 메커니즘이 주요하다고 생각한다. MMORPG에서 반복 사냥을 해 본 사용자라면 이해할 것이다. 여기에 음성인식 기능도 넣어 문장 발화도 하게한다. 그러다 보면 재미도 있고 이용자들의 능력도 올라간다. 그 외에 퀘스트나 순위, 이용자간 대결, 길드와 같은 요소도 있다. 초기 서비스때 몇몇 이용자들이 소위 ‘게시판 테러’를 하기도 했는데, 그 중 한 이용자는 자기 어머니가 캐치잇 잉글리시에 중독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으니 차단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게임몰입은 단순히 자기 만족이지만 이런 공부몰입은 건설적인 몰입이다.
초기의 몇몇 기능성 게임들은 비행기가 총을 쏴서 사과를 맞추면 'apple, apple' 하는 식의 억지스러운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건 재미나 독창성도 없고 학습효과도 의심스럽다. 우리는 학습적 결과를 얻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았으며 게임은 그냥 포장지로 이용할 뿐이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반의 AI(인공지능) 추천 시스템도 탑재했다. 어떤 이용자는 혼자서 하는 걸 좋아하고 또 어떤 이용자는 같이 하는 걸 좋아한다. 또 어떤 이용자는 보상을 중시하기도 한다. 우리의 AI는 이런 걸 분석해서 각 이용자에게 맞춤형 학습법을 제공한다. 이게 다른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기도 하다.
Q7. 사업 모델에 대한 향후 계획은?
서비스 초기엔 인앱구매와 같은 게임적인 형태였지만 지금은 구독형 시스템으로 전환이 끝났다.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학습효과를 거두려면 구독형 시스템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종 학습편의 기능 추가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소셜 교류 기능 등의 변화가 포함된 대규모 업데이트가 조만간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서비스 중인 한국과 일본 외에도 홍콩이나 중국, 베트남, 미국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캐치잇플레이 최원규 대표 (출처=IT동아)
Q8. 사업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사회적인 인식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게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노는 것, 아이들의 전유물, 중독과 같은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규모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상당한 자원이 필요한데 우리가 스타트업이다 보니 자금이나 시간, 인력면에서 고충이 있다. 이런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제품 고도화 및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사실 이건 모든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Q9.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영어를 잘 하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근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누구라도 곧장 즐길 수 있다. 유료 결제를 하지 않더라도 매일 5분씩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니 '영포자'라면 꼭 한번 체험해 보셨으면 한다. '게임몰입'을 넘은 '공부몰입'이 사회적 이슈가 되길 바란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