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당한 생계 위기가 곧 우리들 위기" "최소한 예우 갖춰고, 차별 정책 치워야" 지난 7월31일 서울 자택서 숨진 채 발견 경찰, 아사 가능성…국과수는 '사인 불명'
18일 탈북민단체가 숨진 뒤 수개월 만에 발견된 탈북민 출신 모자(母子) 죽음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고(故) 한성옥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방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제4차 탈북민 총력집회를 열고 “정부는 왜 아사(餓死) 탈북 모자 죽음에 무시로 일관하느냐, 즉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한씨와 아들 김모(5)군이 당한 극도의 생계 위기가 곧 우리들의 위기임을 공감한다”며 “정부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처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OECD국가 중 복지체계 상위권에 속한 대한민국에서 탈북민들이 굶어죽고 자살하는 이 기막힌 현실은 정부가 우리들을 꺼려하고 차별하는 명백한 탄압”이라며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비대위와의 협상 결과를 번복하며 잔꾀를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부는 남북하나재단의 예산안을 살펴볼 권한을 비대위에 부여한 뒤 탈북 모자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지만, 돌연 통일부에서 장례식부터 치르자고 말을 번복했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이날 이들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분향소 방문 및 사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사표 수리 등을 촉구했다.
한씨와 아들 김군은 지난 7월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지 수개월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탈북민 등 시민단체 40여개로 구성된 비대위는 지난 8월14일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 탈북 모자 분향소를 설치하고,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촉구 집회를 3차례 연 바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이들 모자에 대한 노제와 시민 애도장이 열리기도 했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의 고경빈 이사장은 같은 달 말께 비대위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취지로 통일부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