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들이 체포한 다음 경찰과 무장 카르텔 조직원들의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BBC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국은 결국 시민들의 안전을 이유로 구스만의 아들 오비디오를 석방했다.
이날 멕시코 북부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서는 수시간 동안 경찰과 복면을 쓴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들 사이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다.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공공치안부 장관은 멕시코시티에서 600㎞ 떨어진 도시에 있는 한 주택에서 공격이 처음 시작됐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순찰을 하던 경찰들은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오비디오 구즈만 등 4명을 발견해 구금했다. 그러자 무장한 카르텔 조직원들은 오비디오를 되찾기 위해 도로를 막고 자동소총을 쏘는 등 무력으로 대응했다. 20대로 알려진 오비디오는 아버지 ‘엘 차포’(땅딸보라는 뜻의 호아킨 구스만 별명)가 체포된 이후 카르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폭력 상황이 격해지자 당국은 오비디오 체포를 포기했다. 구아소 장관은 “이 지역에서 더 큰 폭력을 피하고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도시의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구스만(오비디오) 없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오비디오를 짧게 체포했던 장소(집)에서 그를 다시 풀어줬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시날로아 카르텔의 오랜 거점인 쿨리아칸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은 작년 12월 취임, 범죄와의 전쟁을 천명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더욱 크게 압박한다. 멕시코에서 올해 발생한 살인 사건 숫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끈 ‘희대의 마약왕’ 구스만은 마약 밀매와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2017년 1월 미국으로 인도돼 지난 7월 미 법원에서 종신형에 30년형 추가를 선고받았다.
미국으로 옮겨지기 전 두 차례 탈옥했던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보안 수준이 높은 콜로라도주 피렌체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극강의 수용시설이라는 뜻의 슈퍼맥스라 불리는 이 교도소에서 지금까지 탈옥에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구스만은 오비디오를 포함해 12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